자연에게 다시 배우는 삶 — 오래 쌓아 온 책과 앎을 잠시 덮고, 살아 있는 것들의 빛 속으로 걸어 나가 세상이 다시 나를 가르치게 두는 일; 분석하고 쪼개어 아는 대신 그저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되찾는 후반생의 초대
The Tables Turned
윌리엄 워즈워스 (William Wordsworth) · 1798
Up! up! my Friend, and quit your books;
일어나라, 일어나라 벗이여, 그 책을 덮으라;
Or surely you'll grow double:
그러다간 정녕 등이 굽고 말리니:
Up! up! my Friend, and clear your looks;
일어나라, 일어나라 벗이여, 그 낯빛을 펴라;
Why all this toil and trouble?
어인 이 고단함과 근심이란 말인가?
The sun, above the mountain's head,
산마루 위로 떠오른 해가,
A freshening lustre mellow
싱그럽고 부드러운 빛을
Through all the long green fields has spread,
길고 푸른 들판 가득 펼쳐 놓았다,
His first sweet evening yellow.
저녁의 첫 고운 노란빛을.
Books! 'tis a dull and endless strife:
책이라니! 그것은 지루하고 끝없는 다툼:
Come, hear the woodland linnet,
자, 숲속 홍방울새의 노래를 들어 보라,
How sweet his music! on my life,
그 가락이 어찌나 고운지! 내 목숨을 걸고,
There's more of wisdom in it.
그 속에 더 많은 지혜가 담겨 있으니.
And hark! how blithe the throstle sings!
들어 보라! 개똥지빠귀가 얼마나 흥겹게 노래하는지!
He, too, is no mean preacher:
그 새 또한 결코 하찮은 설교자가 아니다:
Come forth into the light of things,
살아 있는 것들의 빛 속으로 걸어 나오라,
Let Nature be your teacher.
자연이 그대의 스승이 되게 하라.
She has a world of ready wealth,
자연은 언제든 내어 줄 풍성한 세계를 지녀,
Our minds and hearts to bless—
우리의 머리와 마음을 축복한다—
Spontaneous wisdom breathed by health,
건강함이 절로 내쉬는 지혜,
Truth breathed by cheerfulness.
기쁨이 절로 내쉬는 진실을.
One impulse from a vernal wood
봄 숲에서 이는 한 자락의 감흥이
May teach you more of man,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리라,
Of moral evil and of good,
도덕의 악과 선에 대해서도,
Than all the sages can.
세상 모든 현자들이 가르치는 것보다.
Sweet is the lore which Nature brings;
자연이 가져다주는 앎은 감미롭다;
Our meddling intellect
공연히 참견하는 우리의 지성은
Mis-shapes the beauteous forms of things:—
사물의 아름다운 형상을 일그러뜨린다:—
We murder to dissect.
우리는 갈라 보려다 그것을 죽이고 만다.
Enough of Science and of Art;
학문도 예술도 이제 그만;
Close up those barren leaves;
그 메마른 책장을 덮으라;
Come forth, and bring with you a heart
밖으로 나오라, 그리고 마음 하나를 안고 오라
That watches and receives.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서정 가요집(Lyrical Ballads)》(1798) 수록
단상
워즈워스는 친구에게 책을 덮고 밖으로 나오라 권한다. 오래 무언가를 알려고만 애써 온 사람일수록, 살아 있는 것들 앞에 그저 가만히 서 본 지가 언제였는지 아득해진다. 개똥지빠귀의 노랫소리 한 자락, 저녁 들판에 번지는 첫 노란빛 — 그런 것들은 우리를 가르치려 들지 않고 다만 물들인다. 세상을 쪼개어 분석하는 자리에서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마음 하나를 되찾으라고, 이 시는 봄 숲의 바람처럼 나직이 부른다.
무언가를 알아내려 애쓰기를 잠시 멈추고, 살아 있는 것 하나를 그저 오래 바라본 순간이 요즘의 나에게 있었던가.
오늘의 익스프레션
“Come forth into the light of things,”
살아 있는 것들의 빛 속으로 걸어 나오라,
'come forth'는 그저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안에 웅크려 있던 자리에서 앞으로 걸어 나온다는 말입니다. 'the light of things'는 사물들이 스스로 뿜어내는 빛, 곧 살아 있는 것들의 생기를 가리켜요. 무엇을 알아내려 애쓰기 전에 먼저 그 빛 가운데로 걸어 들어가 보라는, 다정한 부름으로 읽어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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