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iope · 오늘의 시
세월이 앗아간 것들의 장부에 맞세우는 한 조각의 기쁨 — 지치고 슬프고 늙고 가난마저 다 인정하더라도, 삶에 있었던 단 하나의 다정한 순간만은 기억의 목록에서 지우지 않고 굳이 적어 넣겠다는 마음; 상실을 세는 대신 붙들 기쁨 하나를 스스로 고르는 후반생의 선택

Jenny Kiss'd Me

Leigh Hunt (리 헌트) · 1838

Jenny kiss'd me when we met,
제니가 우리 만났을 때 내게 입맞췄네,
Jumping from the chair she sat in;
앉아 있던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Time, you thief, who love to get
세월아, 이 도둑아, 즐겨 낚아채는 이여 —
Sweets into your list, put that in!
달콤한 것들을 네 목록에, 그것도 적어 두렴!
Say I'm weary, say I'm sad,
지쳤다 하라, 슬프다 하라,
Say that health and wealth have miss'd me,
건강도 재물도 나를 비껴갔다 하라,
Say I'm growing old, but add,
늙어 간다 하라, 허나 덧붙이라,
Jenny kiss'd me.
제니가 내게 입맞췄노라고.

1838년 《The Monthly Chronicle》에 'Rondeau'라는 제목으로 처음 발표된 여덟 줄 시. 흔히 첫 행을 따 'Jenny Kiss'd Me'로 불린다.

단상

세월을 도둑이라 부르면서도 시인은 그 도둑의 장부에 한 줄을 더 적어 달라 청한다. 지쳤다는 말, 슬프다는 말, 늙어 간다는 말은 순순히 내주면서도 제니가 입맞춘 그 한순간만은 끝까지 지키려 한다. 살아온 날이 쌓일수록 잃은 것의 목록은 길어지지만, 그 긴 목록을 이기는 힘은 더 많은 것을 되찾는 데 있지 않고 무엇을 기억으로 삼을지 스스로 고르는 데 있다. 후반생의 기쁨은 크고 대단한 사건이 아니라,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건네 온 작은 다정 하나를 오래 품는 데서 온다.

PPAI Lab · 게임 소개
BuddyDrop

친구랑 통화하면서 같이 블록을 떨어뜨리는 듀얼 블록 게임. 둘이 한 화면, 한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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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세월이 당신에게서 이미 많은 것을 지웠더라도, 그 장부 맨 끝에 '그래도 이것만은' 하고 손수 적어 넣고 싶은 한순간이 있으신지요.

오늘의 익스프레션

“Say I'm growing old, but add,”

내가 늙어 간다고 말하라, 하지만 이 한마디는 덧붙이라.

시인은 세월에게 자신의 쇠락을 다 말해도 좋다고 순순히 내어 준다. 다만 'but add'—'그래도 이 말은 덧붙이라'는 짧은 한마디에, 모든 것을 잃어도 지우지 않을 한 조각을 남겨 둔다. 접속사 하나가 상실의 문장을 기쁨의 문장으로 조용히 돌려세우는 걸 지켜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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