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iope · 오늘의 시
제 키를 모르고 사는 삶 — 우리는 일어서라는 부름을 받기 전엔 자신이 얼마나 큰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영웅다움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왕이 될까 두려워 스스로 몸을 낮춰 온 것일 뿐이라는 것; 후반생에 이르러 두려움에 굽히지 않고 제 온전한 키로 한 번 서 보는 성숙과 자기 통합

We never know how high we are

Emily Dickinson (에밀리 디킨슨) · 1896 (사후 출간, 창작 추정 1870년경)

We never know how high we are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높은지 결코 알지 못한다
Till we are asked to rise
일어서라는 부름을 받기 전까지는
And then if we are true to plan
그리고 그때, 우리가 본래의 뜻에 충실하다면
Our statures touch the skies—
우리의 키는 하늘에 닿는다—
The Heroism we recite
우리가 이야기로 되뇌는 그 영웅다움도
Would be a normal thing
예사로운 일이 되었으리라
Did not ourselves the Cubits warp
우리 스스로 그 키를 구부리지만 않았다면
For fear to be a King—
왕이 될까 두려워서—

《Poems by Emily Dickinson, Third Series》(1896) 수록. 존슨 판 번호 J1176.

단상

제 키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일어서라는 부름이 오기 전까지,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영웅다움이란 따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왕이 될까 두려워 스스로 몸을 낮춰 온 우리가 그 두려움을 한 번 내려놓는 자리에서 드러난다. 살아온 날의 절반을 넘긴 지금, 굽혔던 무릎을 펴고 제 온전한 키로 한 번 서 보라고 이 짧은 시는 조용히 등을 밀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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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두려움에 굽혔던 무릎을 오늘 한 뼘만 펴 본다면, 내 키는 어디까지 자라 있을까.

오늘의 익스프레션

“We never know how high we are / Till we are asked to rise”

우리는 일어서라는 부름을 받기 전까지는, 자신이 얼마나 높은 존재인지 결코 알지 못한다.

'ask to rise'는 누군가에게 일어서 달라고 청하는 말입니다. 여기서는 삶이 우리를 불러 세우는 순간을 가리키지요. 제 키는 재 보기 전에는 알 수 없고, 그 키를 재게 하는 것은 늘 나를 일으켜 세우는 어떤 부름이라는 것. 짧은 두 줄에 담긴 그 조용한 이치를 곱씹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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