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iope · 오늘의 시
이름을 내려놓는 자유 — 평생 '누군가'가 되려 애써 온 자리에서, '아무것도 아닌' 채로도 넉넉해지는 마음; 요란하게 제 이름을 외치는 삶보다 조용히 마주 본 한 사람과 '한 쌍'이 되는 쪽을 택하는, 후반생의 홀가분함
I'm Nobody! Who are you?
에밀리 디킨슨 (Emily Dickinson) · 1891 (사후 시집 《Poems》 수록, 작시 c.1861)
I'm Nobody! Who are you?
나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은 누구인가요?
Are you – Nobody – too?
당신도 – 아무것도 아닌 – 사람인가요?
Then there's a pair of us!
그럼 우리는 한 쌍이네요!
Don't tell! they'd advertise – you know!
말하지 말아요! 그들이 떠벌릴 테니 – 알잖아요!
How dreary – to be – Somebody!
얼마나 따분할까 – 대단한 누군가가 된다는 건!
How public – like a Frog –
얼마나 요란한지 – 개구리처럼 –
To tell one's name – the livelong June –
긴긴 유월 내내 – 제 이름을 외쳐 대는 것은 –
To an admiring Bog!
우러러보는 늪을 향해!
사후 출간 시집 《Poems by Emily Dickinson》(1890·1891) 수록
단상
디킨슨은 '나는 아무것도 아니에요'라고 먼저 손을 내민다. 평생 이름을 얻고 자리를 지키느라 애써 온 사람에게, 아무것도 아니어도 괜찮다는 이 말은 뜻밖의 숨통이 된다. 개구리처럼 제 이름을 외쳐 대는 삶보다, 조용히 마주 본 두 사람이 '한 쌍'이 되는 쪽이 더 오래 남는다. 무언가가 되려는 힘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곁에 있는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다.
PPAI Lab · 게임 소개
BuddyDrop
친구랑 통화하면서 같이 블록을 떨어뜨리는 듀얼 블록 게임. 둘이 한 화면, 한 통화.
자세히 보기 →오늘의 질문
'아무것도 아닌' 채로도 마음이 넉넉했던 순간이, 살아오는 동안 언제 있었나요.
오늘의 익스프레션
“How dreary – to be – Somebody!”
얼마나 따분한 일인가 – 대단한 누군가가 된다는 건!
dreary 는 지루하고 쓸쓸한, 빛바랜 느낌까지 담은 말이에요. 디킨슨은 유명해지는 일을 부러움이 아니라 '따분함'이라 부르며 슬쩍 뒤집습니다. 대단해지려는 마음이 무거워질 때, 이 짧은 감탄 한 줄을 소리 내어 읽어 보면 어쩐지 어깨가 가벼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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