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iope · 오늘의 시
물려받고 싶었던 단 하나 — 부모가 남긴 물건은 고스란히 간직하면서도, 정작 그리운 건 무덤까지 가지고 가 버린 그 사람의 바위 같은 단단함; 만질 수 없는 유산 앞에서 뒤늦게 그것을 배우는 마음

The Courage That My Mother Had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Edna St. Vincent Millay) · 1954

The courage that my mother had
내 어머니가 지녔던 그 용기는
Went with her, and is with her still:
어머니와 함께 떠나, 지금도 어머니 곁에 있다.
Rock from New England quarried;
뉴잉글랜드에서 캐낸 바위,
Now granite in a granite hill.
이제 화강암 언덕의 화강암이 되었다.
The golden brooch my mother wore
어머니가 달고 다니던 금빛 브로치는
She left behind for me to wear;
나더러 달라고 남겨 두고 갔다.
I have no thing I treasure more:
그보다 더 아끼는 물건은 내게 없다.
Yet, it is something I could spare.
그래도, 그것쯤은 없어도 견딜 수 있다.
Oh, if instead she'd left to me
아, 차라리 그 대신 내게 남겨 주었더라면
The thing she took into the grave!—
어머니가 무덤 속으로 가지고 가 버린 그것을!—
That courage like a rock, which she
바위 같던 그 용기, 이제 어머니에게는
Has no more need of, and I have.
더 필요 없고, 내게는 있어야 할 그것을.

유고 시집 《Mine the Harvest》(1954) 수록

단상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며 두 가지를 남겼다. 손에 쥘 수 있는 금빛 브로치 하나와, 무덤까지 가지고 가 버린 바위 같은 용기 하나. 시인은 브로치를 무엇보다 아끼면서도, 정작 사무치게 그리운 건 자기 손에 없는 쪽임을 숨기지 않는다. 물건은 물려받기 쉬워도 단단함은 그렇게 건네지지 않아서, 앞서간 이가 지녔던 그 태도를 우리는 늘 뒤늦게, 아쉬움으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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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물건은 고스란히 물려받으면서도 끝내 물려받지 못한, 그 사람의 단단함 한 조각을 나는 어디서부터 길러 갈 수 있을까.

오늘의 익스프레션

“That courage like a rock, which she has no more need of, and I have.”

바위 같던 그 용기, 이제 그에게는 더 필요 없고, 내게는 있어야 할 그것.

시의 마지막에서 시인은 어머니의 용기를 '바위 같다'고 말한다. 눈에 보이지도 손에 쥐어지지도 않는 것을 이렇게 단단한 사물에 빗대니, 만질 수 없는 유산이 오히려 또렷해진다. 'has no more need of, and I have' — 떠난 이에게는 더 필요 없어진 것이 남은 이에게는 가장 아쉬운 것이 되는, 그 어긋난 자리를 조용히 견주어 보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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