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iope · 오늘의 시
꺾이지 않는 걸음 — 애써도 자리가 그대로인 것 같을 때, 눈앞의 한 뼘이 아니라 저 멀리 소리 없이 밀려드는 바다를, 동쪽 창만이 아니라 어느새 밝아 있는 서쪽 하늘을 보라는 것;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진전을 믿는 마음

Say Not the Struggle Nought Availeth

아서 휴 클러프 (Arthur Hugh Clough) · 1862 (유고 시집 《Poems》 수록)

Say not the struggle nought availeth,
싸움이 아무 소용 없다고 말하지 말라,
The labour and the wounds are vain,
그 수고와 상처가 부질없다고,
The enemy faints not, nor faileth,
적은 지치지도 무너지지도 않으며,
And as things have been they remain.
지난날 그대로 여전하다고.
If hopes were dupes, fears may be liars;
희망이 우리를 속였다면, 두려움도 거짓말쟁이인지 모른다;
It may be, in yon smoke concealed,
어쩌면 저 연기에 가려진 채,
Your comrades chase e'en now the fliers,
네 동지들이 바로 지금 달아나는 적을 뒤쫓아,
And, but for you, possess the field.
너만 빼고 이미 그 들판을 차지했는지도.
For while the tired waves, vainly breaking,
지친 물결이 헛되이 부서지며,
Seem here no painful inch to gain,
여기선 한 뼘도 힘겹게 나아가지 못해 보여도,
Far back, through creeks and inlets making,
저 멀리 뒤에서, 개울과 후미를 파고들며,
Comes silent, flooding in, the main.
큰 바다가 소리 없이 밀려들고 있으니.
And not by eastern windows only,
그리고 동녘 창으로만이 아니라,
When daylight comes, comes in the light;
날이 밝으면, 빛이 들어온다;
In front the sun climbs slow, how slowly!
앞쪽에선 해가 더디게, 그토록 더디게 오르지만,
But westward, look, the land is bright!
서녘을 보라, 저 땅이 이미 환하지 않은가!

아서 휴 클러프 유고 시집 《Poems》(1862) 수록. 팰그레이브 『The Golden Treasury』 등 여러 영시 선집에 실림.

단상

애써도 제자리인 것만 같은 날이 있다. 파도는 부서지고 또 부서지는데 눈앞의 물가는 한 뼘도 밀려나지 않는다. 클러프는 그 한 뼘 대신, 저 멀리 후미와 개울을 소리 없이 채우며 밀려드는 바다 전체를 보라 한다. 빛도 우리가 늘 지켜보던 동쪽 창으로만 오지 않아서, 돌아보면 어느새 서쪽 하늘까지 환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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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ypso

매일 아침 한 편, 4분의 뒷이야기. 도움은 안 되지만 그냥 읽어보면 재밌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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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눈앞의 한 뼘만 헤아리느라, 저 멀리서 소리 없이 차오르고 있는 것을 놓치고 있진 않은지.

오늘의 익스프레션

“But westward, look, the land is bright!”

하지만 서녘을 보라, 저 땅이 이미 환하지 않은가!

하루의 빛이 늘 같은 창으로만 드는 건 아니라고, 이 마지막 행은 조용히 일러 준다. 앞에서 더디 오르는 해만 바라보다 지칠 때, 고개를 돌리면 등 뒤의 하늘이 이미 밝아 있곤 하니까. look 이라는 짧은 한 마디에, 방향을 바꿔 다시 바라보라는 다정한 권유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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