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iope · 오늘의 시
무르익음의 계절 — 봄의 노래를 그리워 말라, 지금 이 가을에도 저만의 음악이 있다; 무엇 하나 더 이루려 서두르지 않고, 가득 찬 지금에 머무는 충만

To Autumn

존 키츠 (John Keats) · 1819 (1820년 시집 수록)

Season of mists and mellow fruitfulness,
안개와 무르익은 결실의 계절이여,
Close bosom-friend of the maturing sun;
무르익게 하는 해의 다정한 가슴 벗이여.
Conspiring with him how to load and bless
그와 함께 궁리하는구나, 어떻게 짐 지우고 축복할지를 —
With fruit the vines that round the thatch-eves run;
초가 처마를 두른 포도덩굴에 열매로.
To bend with apples the moss'd cottage-trees,
이끼 낀 오두막 나무를 사과로 휘게 하고,
And fill all fruit with ripeness to the core;
모든 열매를 속속들이 익게 하며,
To swell the gourd, and plump the hazel shells
조롱박을 부풀리고, 개암 껍질을
With a sweet kernel; to set budding more,
달콤한 알로 채우며, 늦꽃을 더,
And still more, later flowers for the bees,
또 더 피워 벌들에게 내어주니,
Until they think warm days will never cease,
따뜻한 날이 결코 그치지 않으리라 벌들은 여긴다,
For summer has o'er-brimm'd their clammy cells.
여름이 그들의 끈적한 벌집을 넘치도록 채웠기에.
Who hath not seen thee oft amid thy store?
그대를 곳간 가운데서 자주 보지 못한 이 있으랴?
Sometimes whoever seeks abroad may find
이따금 바깥을 찾는 이는 문득 만나리라,
Thee sitting careless on a granary floor,
곳간 바닥에 무심히 앉은 그대를,
Thy hair soft-lifted by the winnowing wind;
키질하는 바람에 머리칼 부드럽게 들린 채로.
Or on a half-reap'd furrow sound asleep,
혹은 반쯤 벤 밭이랑에 깊이 잠든 그대를,
Drows'd with the fume of poppies, while thy hook
양귀비 향에 취해, 그대의 낫은
Spares the next swath and all its twined flowers:
다음 이랑과 그 얽힌 꽃들을 남겨 둔 채.
And sometimes like a gleaner thou dost keep
때로는 이삭 줍는 이처럼 그대는
Steady thy laden head across a brook;
짐 인 머리를 개울 건너 꼿꼿이 이고,
Or by a cyder-press, with patient look,
혹은 사과술 짜는 틀 곁에서, 참을성 있는 눈으로
Thou watchest the last oozings hours by hours.
마지막 방울이 지는 것을 몇 시간이고 바라본다.
Where are the songs of Spring? Ay, where are they?
봄의 노래는 어디에 있는가? 아, 어디에 있는가?
Think not of them, thou hast thy music too,—
그것들을 생각하지 말라, 그대에게도 그대만의 음악이 있으니 —
While barred clouds bloom the soft-dying day,
빗장 진 구름이 저물어 가는 하루를 피워 내고,
And touch the stubble-plains with rosy hue;
그루터기 남은 들판을 발그레 물들일 때,
Then in a wailful choir the small gnats mourn
그때 작은 각다귀들은 슬픈 합창으로 애도한다,
Among the river sallows, borne aloft
강가 버들 사이에서, 떠올랐다
Or sinking as the light wind lives or dies;
실바람이 살거나 죽는 데 따라 가라앉으며.
And full-grown lambs loud bleat from hilly bourn;
다 자란 어린 양들은 언덕 기슭에서 크게 울고,
Hedge-crickets sing; and now with treble soft
울타리 귀뚜라미 노래하며, 이제 부드러운 고음으로
The red-breast whistles from a garden-croft;
붉은가슴새가 뜰 한켠에서 휘파람 불고,
And gathering swallows twitter in the skies.
모여드는 제비들이 하늘에서 지저귄다.

1820년 시집 《Lamia, Isabella, The Eve of St. Agnes, and Other Poems》 수록

단상

키츠는 가을을 무언가를 잃은 계절로 그리지 않는다. 안개와 무르익은 열매, 곳간 바닥에 무심히 앉은 사람, 마지막 사과술 방울이 지는 것을 몇 시간이고 바라보는 눈 — 서두를 것 하나 없는, 가득 찬 시간이다. 봄의 노래가 어디 갔느냐 묻다가 그는 곧 스스로 고개를 젓는다, 그대에게도 그대만의 음악이 있으니. 젊음의 곡조가 잦아든 자리에서 제 계절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에게, 가을은 결핍이 아니라 풍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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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봄의 노래를 그리워하느라 놓치고 있는, 지금 이 계절에만 들리는 소리가 있진 않은가.

오늘의 익스프레션

“Think not of them, thou hast thy music too”

그것들을 생각하지 말라, 그대에게도 그대만의 음악이 있으니.

지나간 봄을 그리워하는 마음에게 키츠가 건네는 조용한 한마디입니다. thou hast thy music too — 그대에게도 그대만의 음악이 있다는 말은, 다른 계절과 견주지 말고 지금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다정한 권유이지요. 소리 내어 읽으면 문장 끝의 too 에 실린 위로가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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