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iope · 오늘의 시
삶의 모든 계절을 온전히 살아내기 — 잎을 다 떨군 뒤에야 드러나는 '벌거벗은 힘', 나를 꾸미던 것이 떨어져 나간 자리에 남는 단단함

The Oak

알프레드 테니슨 (Alfred, Lord Tennyson) · 1889

Live thy Life,
네 삶을 살아라,
Young and old,
젊어서도 늙어서도,
Like yon oak,
저기 저 참나무처럼.
Bright in spring,
봄에는 눈부시게,
Living gold;
살아 있는 황금빛으로;
Summer-rich
여름엔 풍성하게,
Then; and then
그러다 이윽고
Autumn-changed
가을이 들면 빛이 바뀌어
Soberer-hued
한결 차분한
Gold again.
황금빛으로 다시.
All his leaves
마침내 잎을
Fall'n at length,
모두 떨구고 나면,
Look, he stands,
보라, 그는 서 있다,
Trunk and bough
줄기와 가지만으로,
Naked strength.
벌거벗은 힘으로.

《데메테르와 다른 시들》(Demeter and Other Poems, 1889) 수록

단상

테니슨은 참나무 한 그루로 한 생을 그린다. 봄의 눈부신 금빛, 여름의 무성함, 가을의 한결 차분한 빛까지, 나무는 계절마다 제 몫을 남김없이 살아 낸다. 잎이 다 진 뒤에야 비로소 줄기와 가지, 그 벌거벗은 힘이 드러난다. 나를 돋보이게 하던 것들이 하나둘 떨어져 나가는 자리에서, 오래 자라 온 몸통의 단단함이 그제야 제 모습을 보인다.

PPAI Lab · 소개
Cue

함께 한 주를 돌아보는 커플 다이어리. 우리가 안에 쓴 것만,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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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올 한 해 내게서 떨어져 나간 잎이 있다면, 그 자리에 드러난 것은 헐벗음일까, 아니면 오래 감춰져 온 단단함일까.

오늘의 익스프레션

Look, he stands, / Trunk and bough / Naked strength.

보라, 그는 서 있다, 줄기와 가지만으로, 벌거벗은 힘으로.

‘naked’는 벌거벗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잎이라는 옷을 다 벗은 나무를 두고 시인은 초라하다 하지 않고 도리어 ‘힘(strength)’이라 부릅니다. 무언가를 덜어 낸 자리에서 오히려 또렷해지는 것이 있다고, 이 짧은 구절이 조용히 일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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