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iope · 오늘의 시
이름이 떨어져 나간 자리 — 누군가가 되려 애쓰기를 그만두고, 아무도 아닌 채로 마주 앉는 홀가분함

I'm Nobody! Who are you?

에밀리 디킨슨 (Emily Dickinson) · 1891 (창작 1861년경)

I'm Nobody! Who are you?
나는 아무도 아니에요! 당신은 누구신가요?
Are you – Nobody – too?
당신도 — 아무도 — 아닌가요?
Then there's a pair of us!
그럼 우리 둘이 한 쌍이네요!
Don't tell! they'd advertise – you know!
말하지 마요! 저들이 떠벌릴 테니까 — 알잖아요!
How dreary – to be – Somebody!
얼마나 따분할까 — 누군가가 — 된다는 건!
How public – like a Frog –
얼마나 떠들썩할까 — 개구리처럼 —
To tell one's name – the livelong June –
제 이름을 부르는 거예요 — 긴긴 유월 내내 —
To an admiring Bog!
감탄하는 늪을 향해!

1861년경 써서 자필 시집(Fascicle 11)에 묶어 두었고, 사후인 1891년 《Poems by Emily Dickinson: Second Series》에 처음 실렸다. 프랭클린 번호 260, 존슨 번호 288.

단상

이름 뒤에 붙어 있던 것들이 하나씩 떨어져 나가는 시기가 온다. 디킨슨은 그 빈자리를 무서워하는 대신, 거기서 마주친 사람에게 대뜸 말을 건다. 나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도 그런가요. 긴긴 유월 내내 제 이름을 외치는 개구리와 아무도 아닌 채로 마주 앉아 소곤거리는 두 사람 사이에서, 그의 목소리는 처음부터 조용한 쪽에 가 있다.

PPAI Lab · 게임 소개
BuddyDrop

친구랑 통화하면서 같이 블록을 떨어뜨리는 듀얼 블록 게임. 둘이 한 화면, 한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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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직함도 소개도 없이 그냥 나로 앉아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자리가, 지금 내게 몇 군데나 될까.

오늘의 익스프레션

How dreary – to be – Somebody!

대단한 사람이 된다는 건 — 얼마나 따분한 일인지!

dreary 는 비 오는 잿빛 오후 같은 말이어서, 지루함에 쓸쓸함이 조금 묻어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를 두고 디킨슨은 힘들다고도 아깝다고도 하지 않고 그저 따분하다고 말한다. 대시 사이를 천천히 띄어 읽어 보면 그 시큰둥한 표정이 그대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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