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lear Midnight
월트 휘트먼 (Walt Whitman) · 1881
시집 《Leaves of Grass》(1881년판, 'From Noon to Starry Night' 묶음) 수록
한낮의 소란이 다 가라앉은 자정에야, 시인은 비로소 영혼에게 '이제 네 시간'이라고 말한다. 낮 동안 손에 쥐고 있던 책과 일과 배움을 다 내려놓은 뒤에야 영혼이 온전히 걸어 나온다. 살아온 날이 길어질수록, 무언가를 더 쌓고 더 이루기보다 밤과 잠과 죽음과 별처럼 이름은 알아도 끝내 다 알 수 없는 것들 앞에 그저 고요히 서 보고 싶어진다. 아무것도 붙들지 않고 바라보기만 할 때, 영혼은 가장 멀리까지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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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기 →오늘 밤 책을 덮고 하루를 다 지운 뒤, 내 영혼이 홀로 걸어 나와 가장 오래 바라보고 싶어 하는 것 앞에 잠시 머물러 볼 수 있을까.
“the day erased, the lesson done”
하루는 지워지고, 배움은 끝났다
동사도 접속사도 없이 '지워진 하루'와 '끝난 배움'을 나란히 내려놓는다. 문장을 길게 잇는 대신 두 마디를 툭 놓아두는 그 여백이, 하루를 마친 뒤의 고요를 그대로 닮았다. 소리 내어 읽어 보면 짧은 두 구절 사이에 저녁의 정적이 가만히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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