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즈워스는 봄날 호숫가에서 물결처럼 흔들리는 수선화 무리를 만났다. 그때는 그저 눈부신 한때였을 뿐, 그 장면이 무엇을 남겼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홀로 누운 고요한 저녁이면, 그 꽃들은 마음의 눈앞에 다시 피어나 조용히 기쁨을 부어 준다. 젊은 날 무심히 스친 아름다움이 실은 훗날의 나를 먹여 살릴 양식이었다는 것을, 삶의 후반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안다.
지금 바쁜 걸음 사이로 스쳐 가는 이 평범한 풍경 하나를, 훗날 나를 환히 밝혀 줄 재산으로 여기고 조금 더 오래 바라본다면 어떨까.
오늘의 익스프레션
“They flash upon that inward eye / Which is the bliss of solitude”
그 꽃들이 내면의 눈앞에 문득 떠오른다, 홀로 있음이 주는 축복 속에서.
'inward eye(내면의 눈)'는 눈을 감아도 마음속에 다시 그려지는 기억의 시선이다. 워즈워스는 홀로 있는 시간을 외로움이 아니라 'bliss(더없는 기쁨)'라 불렀다. 홀로 있는 저녁이 쓸쓸하게만 느껴질 때, 지난날 담아 둔 아름다움이 그 조용한 눈앞에 되살아나는 순간을 떠올려 볼 만한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