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iope · 오늘의 시
쓰임을 잃은 듯한 자리에서 다시 찾는 섬김의 의미 — 분주히 일하지 않아도, 묵묵히 서서 기다리는 것 또한 하나의 섬김이다

When I Consider How My Light Is Spent

존 밀턴 (John Milton) · 1673

When I consider how my light is spent,
내 빛이 어떻게 다 쓰였는지를 생각할 때,
Ere half my days, in this dark world and wide,
이 어둡고 드넓은 세상에서, 내 생의 절반도 채 가기 전에,
And that one talent which is death to hide
감추는 것이 곧 죽음과 같은 그 한 가지 재능이
Lodged with me useless, though my soul more bent
내 안에 쓸모없이 묻혀 있음을 — 내 영혼은 그것으로
To serve therewith my Maker, and present
나의 창조주를 섬기고, 그분이 돌아와 꾸짖지 않으시도록
My true account, lest he returning chide;
참된 셈을 바치려 더없이 기울어 있건만.
"Doth God exact day-labour, light denied?"
'빛을 거두시고도 하느님은 낮의 노역을 요구하시는가?'
I fondly ask. But Patience, to prevent
나는 어리석게 묻는다. 그러나 인내가, 그 불평을
That murmur, soon replies: "God doth not need
미리 막으려 이내 답한다. '하느님은 사람의 일도,
Either man's work or his own gifts; who best
그분이 주신 재능도 필요로 하지 않으신다. 그분의 부드러운 멍에를
Bear his mild yoke, they serve him best. His state
가장 잘 지는 이가 가장 잘 섬기는 것이다. 그분의 자리는
Is kingly. Thousands at his bidding speed
왕의 자리. 수천이 그분의 분부에 따라 달려가
And post o'er land and ocean without rest:
땅과 바다를 쉼 없이 누비지만 —
They also serve who only stand and wait."
그저 서서 기다릴 뿐인 이들, 그들 또한 섬기는 것이다.'

밀턴의 소네트 19번. 후대에 'On His Blindness'(그의 실명에 부쳐)라는 제목으로도 불림. 《Poems, &c. upon Several Occasions》(1673) 수록.

단상

한창 무언가를 이루던 사람에게, 더는 예전처럼 일할 수 없다는 자각은 조용한 두려움으로 찾아온다. 밀턴은 시력을 잃고서 쓰이지 못한 채 묻혀 있는 재능을 헛되이 품고 있다는 자책에 시달렸다. 그러나 시는 묻고 또 답한다 — 섬김이 꼭 분주한 수고일 필요는 없다고,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기다리는 것 또한 한 사람의 몫이라고. 무엇을 더 해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그 한마디가, 손에서 일을 하나둘 내려놓기 시작하는 나이에 가만한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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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이루어 내는 일이 줄어든 자리에서, 당신은 무엇으로 자신의 하루가 충분하다고 느끼는가?

오늘의 익스프레션

They also serve who only stand and wait.

그저 서서 기다릴 뿐인 이들, 그들 또한 섬기는 것이다.

이 마지막 한 줄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해내야 가치 있다는 마음에 조용히 제동을 건다. 분주히 달려가 땅과 바다를 누비는 이들 곁에, 그저 서서 기다리는 이의 자리도 똑같이 귀하다고 시는 말한다. 'stand and wait'를 천천히 소리 내어 보면, 멈춰 선 자리에도 흔들리지 않는 어떤 무게가 실려 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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