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iope · 오늘의 시
상실과 수용
The Long Hill
사라 티즈데일 (Sara Teasdale) · 1920
I must have passed the crest a while ago
나는 얼마 전에 이미 고갯마루를 넘었나 보다
And now I am going down —
이제 나는 내려가고 있다 —
Strange to have crossed the crest and not to know,
마루를 넘고도 알지 못했다니 이상한 일,
But the brambles were always catching the hem of my gown.
가시덤불이 줄곧 내 치맛자락을 붙들고 있었으니.
All the morning I thought how proud I should be
아침 내내 나는 생각했다, 그 위에 서면 얼마나 당당할까
To stand there straight as a queen,
여왕처럼 꼿꼿이,
Wrapped in the wind and the sun with the world under me —
바람과 햇빛에 감싸여 온 세상을 발 아래 두고서 —
But the air was dull, there was little I could have seen.
그러나 공기는 뿌옜고, 보이는 것은 거의 없었다.
It was nearly level along the beaten track
다져진 길을 따라 거의 평평했고
And the brambles caught in my gown —
가시덤불은 내 옷자락에 걸렸다 —
But it's no use now to think of turning back,
이제 와 돌아갈 생각을 해도 소용없다,
The rest of the way will be only going down.
남은 길은 그저 내려가는 일뿐일 테니.
시집 《Flame and Shadow》(1920) 수록
단상
우리는 인생의 정점에 서면 여왕처럼 온 세상을 발 아래 둘 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그 자리는 안개에 가려 흐릿했고, 정작 마루를 넘는 순간조차 가시덤불에 발이 걸려 알아채지 못했다. 어쩌면 삶의 절정은 깃발을 꽂는 한 장면이 아니라, 돌아보아야 비로소 보이는 어떤 자리인지도 모른다. 내려가는 길을 받아들이는 일은 패배가 아니라, 여기까지 걸어온 자신과 가만히 화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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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인생의 어떤 마루를,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아차린 적이 있나요?
오늘의 익스프레션
“Strange to have crossed the crest and not to know”
마루를 넘고도 그것을 알지 못했다니, 이상한 일이다.
crest 는 산이나 언덕의 가장 높은 마루를 뜻한다. 인생의 정점은 대개 지나고 나서야, 그것도 한참 뒤에야 알아차린다는 이 조용한 고백이 'strange'라는 한 단어에 담담히 얹혀 있다. 큰 탄식 대신 가만히 '이상하다'고만 말하는 그 절제가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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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oetry Foundation — The Long Hill (Poetry magazine archive)
- Wikisource — Flame and Shadow / The Long Hill (Section X, p.121)
- American Literature — The Long Hill by Sara Teasdale (full text)
- Project Gutenberg — Flame and Shadow by Sara Teasdale (full collection)
- Poem Analysis — The Long Hill by Sara Teasd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