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ure
W. H. 데이비스 (W. H. Davies) · 1911
《Songs of Joy and Others》(1911) 수록
평생 무언가에 쫓기듯 살다 보면 어느새 바라보는 법을 잊는다. 나뭇가지 아래 양이나 소처럼 가만히 서 있는 일, 환한 대낮의 시냇물에서 별을 보는 일은 시간이 없어 못 하는 게 아니라 그럴 마음의 틈을 잃어버린 것이다. 살아온 날의 절반을 넘긴 지금, 삶의 값은 손에 쥔 것의 개수가 아니라 멈춰 서서 바라본 순간의 깊이로 매겨지는 게 아닐까 싶어진다. 바쁨은 오래도록 성실의 다른 이름이었지만, 정작 우리를 살아 있게 한 것은 늘 이런 쓸모없어 보이는 응시였다.
함께 한 주를 돌아보는 커플 다이어리. 우리가 안에 쓴 것만, 조용히.
자세히 보기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고 나무 한 그루, 흐르는 물 한 줄기를 아무 까닭 없이 오래 바라본 게, 마지막으로 언제였을까요.
“We have no time to stand and stare.”
멈춰 서서 가만히 바라볼 틈이 없다.
'stand and stare'는 그저 멈춰 서서 무언가를 오래 바라보는 일입니다. 대단한 걸 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보기만 하는 시간인데, 시인은 그럴 틈이 없는 삶을 가난하다고 말합니다. 바쁜 하루 가운데 이 한 문장을 떠올리면, 잠시 손을 멈추고 창밖 나무 한 그루라도 오래 바라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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